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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불경한 천문학자의 이야기

저자 : 모리 장피에르 역자 : 변지현

출 판 사 : 시공사

출판 년도 :1999

봉사자: 신영진

 

1호기심 많은 교수

2코페르니쿠스주의자 갈릴레오

3하늘의 소식

4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5거듭되는 승리

6함정

7그래도 지구는 돈다

기록과 증언

갈릴레오의 재판

갈릴레오의 편지들

갈릴레오가 해왕성을 발견했는가?

 

 

16095월 베네치아, 돛대와 밧줄이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는 한가운데에서 병기창의 노

동자들이 세계의 모든 부를 베네치아로 운반할 선박들을 만들고 있었다. 이처럼 소란한 가

운데 이리저리 거닐면서 무언가를 적기도 하고 기술자들에게 질문을 건네기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를 모르는 병기창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갈릴레오였다.

1장 호기심 많은 교수

선박의 제조에는 도르래, 윈치, 권양기, 무거운 것을 옮기는 굴림대, 배를 물에 띄우거나

반대로 뭍으로 끌어올리는 데 사용되는 빗면 같은 기계들이 필요하다. 이 기계들은 사람들

이 줄로 끌거나 지렛대를 사용하여 작동시켰다. 말을 제외하면 별다른 '동력'이 존재하지 않

던 시절, 그나마 병기창에서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기계의 작동은, 축성술의

이론과 천문학과 함께 베네치아에서 30km떨어진 파두아 대학의 학생들에게 갈릴레오가 가

르치고 있는 '수학'이다.

베네치아 학단의 이방인

기계의 원리를 강의하는 대학 교수라 해서 직접 그 기계를 관찰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

나가는 일은 오늘날에도 보기 힘들다. 그러니 그 시절 갈릴레오는 그야말로 괴짜 교수였던

셈이다. 동료 교수들에게 장인이나 뱃사람의 세계는 대학과는 전혀 다른 별세계였을 뿐이다.

그들의 강의는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고대 작가의 저작을 주해하는 데 국한되어 있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갈릴레오는 물리적 법칙은 경험을 통해 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경험이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과 모순될 때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아리스토텔레스가

틀렸다고 말했다. 어쨌든 과학이 2000년 전부터 거의 발전하지 않았다고 해서, 다시 과학을

발전시키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기술분야 역시 멈추지 않고 발전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점은 병기창을 통해 잘 드러났

. 예를 들어 갈릴레오는 새로 개선된 도르래를 주목했다. 나선형으로 홈이 패어 있고 노끈

이 감겨 있는 나무토막 형태의 제동기였다. 이러한 생각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곳에서 발

명된 거일까 아니면 다른 병기창에서 온 장인이 가져온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기능하는 것

일까?

갈릴레오는 그것을 그렸다. 그는 베네치아의 예술가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인정받는

삽화가였던 것이다.

그는 작업에 열중한 나머지 종치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러나 곧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

기 시작했다. 모로시니 궁전의 알현에 가야 할 시간이 가까웠음이 틀림없었다.

걸어갈 것인가 곤돌라를 타고 갈 것인가? 갈릴레오는 오늘 저녁에는 걷기로 작정했다.

라보니아 제방을 따라 산책을 하고 싶었다. 날씨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만큼 부드러웠고

걷고 있자니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항구의 갖가지 장비들이 이상한 향기를 뿜어내

는 봇짐들 사이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부들은 밤에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

었다. 온통 먹물을 뒤집어쓰고 포석 위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문어를 한 무리 개구쟁이들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갈릴레오는 걸음을 늦추었다. 열려 있는 창문을 통하여

류트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노랫소리가 흘러 나왔다. 훌륭한 류트 솜씨였다. 그 자신 류트

연주자가 아닌가! 그것은 과거에 피사에서 아버지가 가르쳐준 곡조였다. 피복상이던 아버지

빈센초 갈릴레이는 음악가이자 작곡가였으며, 여러 권의 음악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갈릴레오가 총독의 궁전 가까이에 도착했을 때 만과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 늦었다. 더 빨리 모로시니 궁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곤돌라를 잡아타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곤돌라가 대운하를 헤쳐 나가는 동안 갈릴레오는 오늘밤 그의 친구 사르피를 만날

생각에 잠겨 있었다. 사르피는 10인위원회의 일원이자 종교와 역사를 연구하는 지식인이었

. 오늘밤에 사르피는 베네치아의 교황에 대한 독립을 저지하려는 예수회의공작에 대해 늘

어놓들 것이다. 그리고 외국인 여행자도 여럿 만나게 될 것이다. 흥미를 끄는 많은 여행자들

이 안드레아 모로시니의 살롱을 거쳐갔다. 17년 동안 갈릴레오는 네델란드인, 프랑스인,

바리아인, 라인강 연안 지방 사람들을 만났다.

곤돌라가 모로시니 궁전의 '수문'에 닿았다. 갈릴레오는 계단으로 뛰어내려 횃불이 타오르

고 있는 아치 밑을 지났다. 16095월의 그날 밤에 인생을 바꿔 놓을 새로운 소식을 접하

리라는 사실을 그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네덜란드의 안경 상인이 튜브의 양 끝에

렌즈를 두 개 끼워 망원경이라는 장난감을 만들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