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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班, 絆, 半, 反)

2018.06.28 14:52

babo 조회 수:113

초등학교 입학식은 왜 그리 추웠는지 모르겠다. 이 주 동안 운동장에서 줄맞추어 서기, 교가 등을 배운 후에 드디어 교실에 들어갔다. 나는 제법 덩치가 커서 맨 뒤에 자리가 배정되었다. 예쁜 여학생과 짝이 되기를 원했지만 남자가 몇 명 더 많아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다른 반() 남자애들이 우리 반 여자애들을 괴롭히면 혼내주곤 했다.


아버지가 동네 반장 일을 보셨다. 한문도 아시고 필체가 제법 좋으셔서 통장이신 한씨 아저씨가 도와달라고 하신 모양이다.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셨지만 동네 사람들이 글을 써달라고 하면 대신 써주시고 편지도 읽어주셨다. 하지만 나는 학교에서 반장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기껏해야 부반장을 했다. 아이들이 반장 선거에 나를 추천하면 선생님이 눈치를 주면서 알아서 사양하라고 하셨다. 반장 부모님은 반의 일을 도맡아서 해야 했는데 우리 집 형편을 아는 선생님이 귀띰을 해주신 것이었다.


()창고는 왜 그리 귀했는지 개구쟁이 사내아이여서 뛰어놀다가 무릎이 깨지면 그냥 씻고 상처에 딱지가 생길 때까지 빨간약을 발랐다. 딱지가 생기면 상처 부위가 근질근질해져서 손톱으로 잡아 떼어내다가 덧나기도 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어제로 일 년의 반이 지났다. 하지만 교회 사무처리 기준으로는 지난 5월에 반이 지난 것이다. 아무튼 반이 지나면 뭔가 허전해진다. 또 속히 반이 지나서 올해의 끝자락이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사십이 되었을 때 인생의 반을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차 수명이 연장되는 추세이기에 사십 오살이 되었을 때 반을 살았다고 다시 생각했다. 그러나 오십이 되었을 때는 그렇게 생각할 자신이 없었다. 아무래도 백 살까지 살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누가 뭐래도 남은 시간은 살아온 시간보다 적을 것이 사실일 테니까.


매일 반()성의 기도를 한다. 하나님 앞에 이르렀을 때 반성문을 쓰는 것보다 지금 반성의 기도를 하는 편이 훨씬 속이 편할 것 같다. 다음날이면 되풀이되는 반성의 기도이지만 내가 바뀐 것 같지는 않다.

반평생을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 배우자, 친구들, 여러 지인들, 교우들... 그들도 해마다 칠월이 되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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