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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2018.06.25 11:55

babo 조회 수:686

웃고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상황인데 갑자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무례하게 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입이 굳어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샤위를 하고 난 후 활기차게 일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다시 침대에 들어가서 자고 싶다. 왠지 오늘 만날 사람들과 해야 할 일이 멀고 무겁게 느껴진다. 갑자기 왜 이런 것일까?


전화가 오는 것을 받기 싫다. 다음에 받아야지...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다음 날 전화를 걸어야 할 때 가슴이 두근거린다. 별일도 아닌데 통화를 하는 것이 겁난다. 그냥 카톡으로 처리하고 싶다. 이러다가 인간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갑자기 문을 닫아 놓고 일을 열심히 한다. 내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 자책을 하지만 그렇다고 별 다른 수도 없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으니 그럴 수도 없다.


갑자기 행복해 보이는 사람, 성공한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평생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성공하고 행복해지고 싶다.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인가? 하나님이 나를 별로 사랑하시지 않는 것은 아닐까? 눈물이 핑 돈다. 이런 마음을 다른 사람이 알까봐 일부러 감추고 싶다.


반평생을 복음 전하는 목회자로 살아오면서 열정적으로 사명을 감당해왔노라고 자부하지만 어느 순간 밀려오는 공허함이 하나님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 같다. 가족도, 사역지도, 이정표가 되었던 소중한 모든 것들도 다 낯설게 느껴진다. 갈멜산에서 영적인 전투를 치룬 엘리야가 로뎀나무 아래 있을 때의 심정이 이랬을까? 종착역은 점점 다가오는데 기차에서 내릴 용기가 없으니 미리 내려 걸어가야 하는 것인지...


양수리 강가에서 흘러간 통기타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싶다. 희미한 불빛 아래 어딘가에 감추어 놓은 청춘이라는 쪽지를 끄집어내어 그 여백에 이렇게 살았노라고 적고 싶다. 영원한 나라에는 이런 감정을 느낄 이유가 없겠지... 그곳에는 영광과 감사만 있을 것이니


오늘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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