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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보니

2018.05.19 16:43

babo 조회 수:784

한참 피 끓는 나이인 고3때 폐결핵을 앓았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 들어서는 순간 수제비 같이 덩어리진 피를 한 대야 토하고 나서 곧 병원에 실려 갔다. 그 후 3년여를 하루 세 번씩 약 30알의 약을 먹어야 했다.


남들이 공을 차고 놀 때도, 재미있는 곳을 놀러 갈 때도 나는 기도원과 집에 쳐 박혀 있어야 했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어지러웠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이웃의 경희라는 누나가 폐결핵에 결려서 죽는 것을 보았기에 문뜩 나도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몰려왔다.


의사는 약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내성이 생겨 약이 듣지 않아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위험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기에 정말 열심히 약을 먹었다. 그 후 병은 완치되었지만 위장이 망가져서 삼십대 중반까지 고춧가루가 든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해 김치도 백김치만 먹어야 했다. 다행히 작년까지 큰 병은 없이 잘 버텨왔다.


목회를 하면서 몸을 돌보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말이 그렇지 주 7일을 교회에서 계속 근무를 하니 몸이 견디지 못한 것 같다. 작년에는 수술을 세 번 했었고, 응급실을 다섯 번 다녀왔다. 총 병원에 간 횟수가 40번이 넘는다. 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건만 무리를 할 수 밖에 없어서 그대로 일을 했다.


작년 마지막 날이 주일이었는데, 그날 새벽에 응급실에 갔다. 그리고 올 초에 조심하느라 했지만 또 일주일 전에 수술을 해서 지금 2주를 꼼짝 못하고 있다. 선배 목회자들이 오십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심장 수술을 하거나 몸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도 그런 것은 다 남들이 겪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건강을 돌보지 않은 내 잘못이었다.


그렇지... 나는 이십대에도 건강하지 않았었지...’ 새로운 깨달음이 들었다. 아파보니 철이 난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잘해서 십 여 년 정도 남은 목회를 잘 마무리 하도록 해야겠다.


앉지도 못해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있으면서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기억하고, 아픈 우리 교우들을 위해 조금 더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아플 때 얻은 보너스라고 할까? 그래도 이제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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